일베로부터의 칭찬
기사입력: 2014/03/05 [23:58]  최종편집: ⓒ 충청세종일보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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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만드는 투쟁적 동영상과 글들을 다소 보수적인 싸이트에도 올린다.
 
아는 사람들과만 공유하는 것은 자족적인 그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그들의 반응을 살피고,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은 내가 꿈꾸는 일을 이뤄내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다.
 
결국 그들까지를 바꿔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할 궁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쟁적 동영상과 글들을 보수 싸이트에 올릴 때,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일베들이 개떼처럼 달라 들어서 나를 물어뜯곤 한다. 특히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수구들에게 (개를 개라 말함은 군자의 참된 도리이다.는 지론에 의거)공격적인 표현을 가감없이 사용하기에 그들은 상당히 불편한 심기로 과격히 나를 물어 뜯곤 했다. 하여 그에 대응하느라고 상당한 에너지 소모가 있어야 했다. 
 
이에 대해서 몇몇 사람들은 ‘그런 놈들과는 상종할 필요도 없다.’, ‘해봤자 안 바뀐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사실 대단히 전투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를 가진 와중에도 인간에 대해서 한편의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오늘 그 하나의 작은 희망을 보았다. 한 1년간 다짜고짜 내 글에 ‘종북좌빨’이라는 댓글을 달며, 나를 끈질기게 비난하는 ‘홍어조씨’라는 노골적인 전라도 비하 일베로부터 인정받았다. 그래 ‘진심은 통한다.’는 말은 빈말이 이니었나보다.
 
사실 십여년 전 종교 싸이트에서 2년 정도 논쟁을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나를 불신하던 인물들이 나중에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연 경우도 있었다. 바꾸기 어렵다는 종교적 점도 바뀌어질 수 있다는 경험을 하다보니 그들 일베에게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잔소리를 했던 것이다.
 
비록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지만 일방적으로 나를 ‘빨갱이’라고 밀어붙이며 그 카페에서 최고의 일베 역할을 하던 이가 그래도 그렇게라도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니 희망이 느껴진다. 그가 이해할 만큼의 이야기들을 차분히 쏟아내는 것을 1년 쯤 반복하다보면 그가 틀림없이 변할 것임을 믿는다. 그러면 그만큼 내가 서 있는 대지는 단단해 질 것이다.
 
반서민적 공무원-정치인 따라다니며 규탄하고, 편지 보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한 두 달 그렇게 하고 만다면 아무런 효과도 없고, 그렇게 하려면 안하는 만이 못하다. 하지만 잊어 버릴만 하면 나타나고, 기억에서 지워질만하면 다시 나타나는 등으로 10년을 끈질기게 따라 다니다보면 결국 그들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아니 굳이 변화가 안 되더라도 그 주변에 동료들이 ‘ㅆㅂ 잘 못 걸리면 저렇게 되니 조심하자.’는 식의 폭력 억제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주는 내 자신이 희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의지이다. 부로 그들의 폭력이 억제되는 것이고, 그들 스스로의 반성은 옵션이다.
 
일베에게 칭찬 받고 이리 흐믓한 기분을 가지는 날이 올 줄은 설마 어제까지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래 이렇게 다리 힘 풀린 어두침침한 세상 속에서도 내일 새로운 희망이 한 가닥 잡힐 것을 찾아 계속 걷는 것이 우리네 삶인 거지.

출처 :길위의 평화 원문보기▶   글쓴이 : 둥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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