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중권 기자의 이슈 진단] 이춘희 세종號, 갈등 조장하는 ‘기자실’ 팻말을 떼라 (中)
기사입력: 2015/06/25 [16:12]  최종편집: ⓒ 충청세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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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유럽에 퍼진 ‘페스트’는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았다.
질병관리를 위해 행정감독관은 시민들이 집 앞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불렀다.
그 때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전염병에 걸린 것으로 간주했다. 당국이 신속하게 개입했다.
단순한 질병관리에서 거대한 피라미드 권력화로 이용됐다. ‘줄 세우기’의 원조다.
기자실 1호는 청와대다. 청와대는 기자실을 만들면서 출입 기자를 청와대가 선별하는 이른바 ‘아그레망’제도를 도입했다.
또 ‘공보관’제도로 이는 정부부처별로 확산했다.  특히 정부는 ‘프레스카드제’를 시행하며 언론 길들이기의 정책을 폈다.
‘프레스카드’는  ‘무관의 제왕’ ‘권력 4부’의 묵시적 ‘증명서’가 됐다. 정부는 주류 언론에게 무한한 특혜를 제공해주었다. ‘당근’을 쥐어든 정부는 언론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언제나 ‘줄 세우기’를 할 수 있는 제도를 고착시켰다.
1980년대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신군부는 언론통제의 수단으로 ‘언론기관 통폐합’을 단행했다.
원로선배들은 “사이비언론 정리를 명분삼아 기자를 대거 해고하고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언론은  폐쇄시키려는 의도였다.”고 회고하고 있다.
그 시절 필자는 최루탄의 공포를 견디며 자유를 사수하려는 현장과 군사정권의 최후역사를  똑똑히 지켜봤다.
2002년 고(故)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좌를 잡는다. 기적 같은 승리의 주역에는 언론이 있었다. 그 것도 주류언론이 아닌 인터넷이다.  투표 며칠을 앞두고 판세를 뒤집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기자실 폐쇄는 언론개혁의 신호탄이 됐다.
기존언론의 막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자실’은 ‘브리핑룸’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노 전대통령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선포했고, 그 기초를 설계한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휘봉’을 잡고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號는 새청사 이전을 앞두고 기자실 운영과 특정기자들 모임(기자단, 기자협회)과 관련해 ‘가드라인’을 제시하는 안을 제시했다.
요약하면 난립하는 출입 기자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광고비 책정, 기자의 품위, 매체의 영향력,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기준’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모두 맞는 말이다. 시는 브리핑과 일부 매체를 통해 직. 간접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한 발자국 들어가면 ‘고무줄 잣대’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설명하기엔 지면이 부족해 다음기회로  미루자.
새삼 5공 시절 ‘허문도’의 반역사적 자행을 저지르는 것 같은 모양새에 놀라움이 앞선다.
다만, 뉴스가 포털에 뜨는 순간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런 시대에 유가부수 몇 천부를 논하며 역량을 재단하는 시의 착안에 어리둥절할 뿐이다.      
시는 특정 언론사 명단대로 16개의 부수를 설치했다. 이 급조된 브리핑룸은 협소하고 기자실 공간 또한 답답하다.
더욱이 기가 막히는 것은 시는 ‘기자실’ 부활에 이어 기자실 운영을 특정 언론단체에 일임하고 이 단체를 시와의 유일한  ‘파트너’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새삼 5공 시절 ‘허문도법’의 반역사적 자행이 되돌아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사이비 언론 정비’ 운운하며 진행하는 과정이 꼭 빼다 박았다.
지난 15일 세종시 기자실‘에서 발생한 A 기자의 사태도 지난 2001년 ’오마이뉴스‘가 수모를 당했던 환경과 똑같다.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곳”이라며 내 쫓은  행동 또한 닮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정치적, 지역적 이념이나 철학이다. 세종시가 터를 잡은 ‘기자실’은 ‘노무현 정신’이 근간을 이룬 터다.
그 시절 정부행정의 공보관과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초대 청장을 지낸 이춘희 시장은 참여정부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구태의 전유물인 ‘기자실’을 부활시키고 갈등과 편협, 독점, 폐쇄 등으로 얼룩진 과거 언론행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한 매체의 언론이나 개인 모두 인권이나 프라이버시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중세시대의 ‘줄 세우기’ 권력은 ‘노무현 정신’과는 맞지 않다.
이춘희 세종號. 시대착오적인 ‘기자실’팻말을 떼고 새 시대에 걸 맞는 언론상(像)으로 전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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